구멍 난 파사드 너머, 빛으로 채운 전시실

고요건축이 설계한 이 갤러리는 거리에 면한 콘크리트 벽에 원형 개구부를 촘촘히 뚫어, 낮에는 점점이 쏟아지는 빛으로 내부를 채우고 밤에는 반대로 벽 스스로가 빛나는 조명이 되도록 설계했습니다. 절제된 매스 안에서 관람객은 조각난 빛을 따라 걸으며 전시를 마주합니다.

전시실 내부는 벽의 장식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오직 작품과 관람객, 그리고 빛만 남겼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속도로 공간을 거닐며 작품과 대화하듯 시간을 보냅니다.

전시를 나서면 다시 한 번 같은 파사드를 마주하게 됩니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같은 구멍 사이로 새어드는 빛의 각도가 달라져 있다는 것을 알아챈다면, 이 갤러리를 온전히 경험한 것입니다.